28일 부동산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전국 공장 경매물건의 평균 낙찰가율은 64.7%로 집계됐다. 넉 달 연속 하락세다. 공장 낙찰가율은 지난 9월 82.6%에서 10월 79.4%, 11월 78.0% 등으로 떨어지며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공장 낙찰가율이 내림세를 보인 데는 금리 인상 기조와 경기 침체 우려가 배경으로 꼽힌다. 금리 인상기엔 아파트, 오피스텔 등 주거용 부동산뿐 아니라 공장 등 공업시설도 이자를 내지 못해 임의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 26일 매각된 경기 광주 초월읍의 한 화물용 승강기 공장은 감정가(21억원)의 84.3%인 18억2000만원에 매각됐다. 이 공장은 이미 폐업한 상태에서 금융회사가 경매를 신청한 임의 경매였다. 23일 매각된 경북 경산 와촌면의 한 식품공장도 금융회사가 청구한 임의 경매로 진행됐다. 감정가(28억여원)의 75.2%인 21억6000여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공장 낙찰가율 하락은 경기 불황기의 전조로 해석된다. 공장은 일반 부동산 경매 물건과 달리 일반 투자자들이 선뜻 매입할 수 없다. 매각가가 수십억~수백억원대에 이르고 부동산 가치뿐 아니라 공장 내 설비와 기계의 가치도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장이 경매시장에 나오면 주로 동종업계 종사자들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용도로 입찰에 참여한다. 낙찰가율이 낮다는 건 그만큼 확장 수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산업단지 내 물건은 관련 법령에 따라 입주 조건이 까다롭고 일반 투자자가 낙찰받아도 바로 임대할 수 없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 위축보다는 경기 침체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