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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유행을 이끌던 테슬라의 주가가 하루 만에 11% 넘게 폭락했다. 이 여파로 테슬라는 미국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 순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중국에서 테슬라 차량 수요가 줄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트위터 인수 등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관련한 리스크도 한몫했다. 테슬라는 투자자 사이에서 글로벌 증시를 끌어내리는 ‘공공의 적’으로 취급받는 신세가 됐다.
○테슬라 시총, 하루 새 6계단 추락
27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11.41% 떨어진 109.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이달에만 주가가 44% 떨어졌다. 올초(1월 3일) 주가(399.93달러)와 비교하면 73% 낮다. 당시 1조2628억달러(약 1600조원)이던 시가총액은 9183억달러(약 1164조원) 줄면서 3445억달러(약 436조원)로 쪼그라들었다. 전 거래일인 지난 23일 뉴욕증시에서 10위였던 테슬라의 시가총액 순위는 여섯 계단 하락해 16위로 내려앉았다.
테슬라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하이 공장의 가동 중단이 길어질 것이란 보도가 결정타가 됐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 상하이 공장이 다음달 3일부터 19일까지 생산을 재개한 뒤 춘제 연휴에 맞춰 31일까지 생산을 다시 중단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대로면 1월 공장 가동일수는 17일에 불과하다. 올초 춘제 연휴에 사흘만 쉬었던 것과 대비된다. 이 공장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25일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판매까지 부진하다. 이날 중국상업은행(CMBI)에 따르면 이달 1~25일 테슬라의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3만6533대)은 전년 동기 대비 28%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국 최대 전기차업체인 비야디의 판매량은 93% 늘었다. 투자은행 카우언의 제프리 오즈번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시장점유율이 정점에 다다랐다”며 “지나친 중국 의존과 공장 폐쇄 우려가 테슬라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커지는 CEO 리스크
중고차 시장에서도 테슬라의 위상은 수직 낙하하고 있다. 미국 중고차업체인 에드먼즈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 중고차의 평균 가격(5만5754달러)은 역대 최고치인 올 7월(6만7297달러)보다 1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체 중고차 평균가의 하락 폭은 4%에 그쳤다. 지난 3분기만 해도 웃돈까지 내고 사야 했던 테슬라 중고차의 가치가 급락했다는 얘기다. 차량 판매업체인 아이시카스 관계자는 “더 이상 테슬라 차를 구매가보다 높은 가격에 되팔 수 없게 됐다”며 “중고차 가격 하락은 신차 수요까지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했다.머스크에 대한 시장 평가도 ‘테슬라 신드롬’이 아니라 ‘테슬라 리스크’의 장본인으로 바뀌었다. 머스크는 지난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뒤 인력을 50%가량 줄이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했다. 시장에선 머스크가 본업인 테슬라 경영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머스크가 이달 14일 35억8000만달러(약 4조5400억원)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처분했다는 공시를 내자 이 우려는 분노로 바뀌었다. 머스크가 지난 4월과 8월에 한 “테슬라 주식의 추가 매도 계획은 없다”는 공언을 어겨서다.
머스크는 투자자들의 눈총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광대 차(clown car)에 올라탄 광대가 되지 말라’니, 너무 늦었다. 하하”라고 올렸다.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예측이 어려운 머스크의 리더십이 테슬라에 잠재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며 “테슬라 (차량) 재고가 쌓이고 있는데 그는 핸들을 쥐고 잠들어 있다”고 평가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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