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구 10만명 이상 자연감소…정부 예상보다 더 빨라졌다

입력 2022-12-28 18:12   수정 2022-12-29 10:21

올해 한국 인구가 10만 명 넘게 감소할 전망이다. 저출산·고령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올해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사망자가 예년보다 늘어난 결과다. 정부는 한 해 인구가 10만 명 이상 줄어드는 시점을 2023년으로 봤는데, 당장 올해부터 현실이 된 셈이다.
36개월 연속 인구 자연감소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출생아 수는 2만658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0.4% 줄었다. 월간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1년 이후 10월 기준으로 가장 적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출생률은 4.7명으로, 10월 기준 역대 최저다.

10월 사망자 수는 2만976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늘었다.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감은 2019년 11월부터 36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이다. 지난 10월 자연감소는 9104명으로 10월 기준 역대 최대다. 시·도별로 봐도 세종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인구가 자연감소했다.

올 1~10월 누적으로 보면 9만5879명이 자연감소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3만4096명 감소)과 비교하면 세 배 수준이다. 올해 10만 명 이상 자연감소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연말이 될수록 출생아 수는 줄어들고 사망자 수는 늘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11, 12월 자연감소 규모는 10월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연간 자연감소는 2020년(-3만2611명), 2021년(-5만7118명)에 이어 3년 연속이다. 통계청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0~2070년’에서 올해 인구 자연감소가 7만9000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실제로는 10만명 이상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사망자가 급증한 영향도 있어 내년에는 자연감소 폭이 줄어들 수 있다.

지난 10월 혼인 건수(혼인신고 기준)는 1만5832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4.1% 늘었다. 2020년부터 코로나19 대확산으로 혼인 건수가 크게 줄어든 ‘기저효과’가 컸지만, 전체적으론 혼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 1~10월 누적 혼인 건수는 15만435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줄었다. 이혼 건수는 7466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 감소했다.

지난달 국내 이동자 수는 47만6000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6.0% 줄었다. 11월 기준 1974년(39만4000명) 후 최저 수준이다. 주택시장 침체로 부동산 거래가 끊긴 결과로 풀이된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이사 수요가 줄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장래인구추계 주기도 2년으로 줄인다
예상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인구가 줄어들자 통계청은 장래인구추계 주기를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이날 ‘제3차 국가통계 발전 기본계획’에서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시의성 있는 정책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인구 및 가구 추계와 아동 및 고령자 통계를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장래인구추계는 인구총조사 결과와 출생, 사망 등 추이를 반영해 앞으로 인구 변동을 전망하는 자료다. 최신 추계 결과는 지난해 공개됐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026년 새 추계를 내놔야 하지만, 내년에 다음 추계를 공개하고 이후에도 2년에 한 번 발표하겠다는 뜻이다. 통계청은 노후소득 보장 지원을 위한 포괄적 연금통계도 내년 공표하고, 치매실태조사도 개발한다. 아동 종합실태조사는 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조정한다.

신뢰성 문제가 불거진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를 2027년에 개선한다는 계획도 이날 공개했다. 이 조사는 지난 정부 때 집값 상승폭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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