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올해 독일의 무기 수출 규모가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
27일(현지시간) dpa 통신은 독일 경제부가 좌파당 소속 제빔 다크델렌 의원의 관련 서면 질의 답변에서 올해 무기 수출 규모가 최소 83억5000만유로(약 11조3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약 25% 정도인 22억4000만유로 상당의 무기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용됐고, 정확한 최종 액수는 내달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수십 년간 '교전 지역'에 대한 무기 수출을 금지해온 독일은 올해 초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오랜 정책을 뒤집고 우크라이나에 다연장로켓, IRIS-T 방공시스템, 자주곡사포, 대공전차 등을 보냈다.
우크라이나에 지원된 만큼 엄밀히 '수출 실적'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60억 유로 규모 역시 이례적이라고 dpa는 전했다.
실제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16년간 집권하는 동안 독일 무기 수출액이 60억유로를 넘긴 것은 5번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60억유로를 기준으로 독일산 무기가 가장 많이 수출된 국가는 네덜란드, 미국, 영국, 헝가리 순으로 집계됐다.
상위 4개국 전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장기화로 서방 국가들의 무기 수요가 늘어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한편, 이와 관련 사회민주당·녹색당·자유민주당으로 구성된 현 연립정부가 지난해 집권할 당시 내놓은 '무기 수출 감축' 공약을 깬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비판론자들은 "3당 연정은 무기 수출을 제한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고 뻔뻔하게 교전 지역에 무기를 공급하고 분쟁과 죽음을 통해 이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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