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송사 CNBC 산하의 골프채널은 29일(한국시간) 올해 세계 골프계에서 일어난 당황스러운 순간 10건을 소개하며 김주형을 언급했다. 당시 김주형은 1번홀에서 이른바 ‘양파’를 치고도 PGA투어 첫 승을 거머쥐어 골프계를 놀라게 했다. 골프채널은 “(큰 실수를) 웃어넘긴 김주형은 결국 그 라운드를 3언더파로 끝내는 뒷심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PGA투어에 따르면 매 홀 성적을 기록하기 시작한 1983년 이후 첫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 이상을 적어내고 우승한 선수는 김주형이 처음이다.
세계랭킹 2위 스코티 셰플러(26·미국)는 이번 명단에서 두 번이나 언급됐다. 먼저 지난 4월 열린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했던 ‘4퍼트 마무리’. 당시 5타 차 리드를 안고 18번홀(파4)에 들어선 셰플러는 1m 안에서 친 파 퍼트와 보기 퍼트를 연달아 놓치며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싸쥐었다. 우승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선수도, 지켜보는 팬들도 ‘머쓱한 순간’이었다. 골프채널은 “셰플러가 하마터면 5타 차 리드를 날릴 뻔했다”고 적었다. 그래서인지 마스터스까지 4승을 쓸어 담았던 셰플러는 이후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두 번째는 PGA투어 페덱스 세인트 주드 챔피언십 1라운드 때 그린을 읽다가 캐머런 스미스(29·호주)의 퍼트 라인을 밟고 지나간 일이다. 셰플러는 당시 스미스의 퍼트 라인을 대놓고 밟고 지나갔다. 스미스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셰플러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무시했다. 당시 리브(LIV) 골프로 옮긴다는 소문이 났던 스미스에게 적대감을 표시한 행동이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둘은 이에 대해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
퍼트하고 공이 홀에 들어가기 전에 홀을 향해 걸어가는 동작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재미동포 케빈 나(39)의 퍼트 실수도 이번 리스트에 올랐다. 케빈 나는 지난 1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최종 라운드 8번홀(파3)에서 2m 버디 퍼트를 시도했는데, 당연히 볼이 들어갈 것이라 생각하고 홀 쪽으로 발걸음을 뗐다. 그러나 볼이 홀을 외면했고, 케빈 나는 애꿎은 볼을 한참이나 뚫어지게 쳐다봤다.
이 밖에 스코티시 오픈 1라운드 16번홀(파4)에서 윌 잴러토리스(26·미국)가 친 칩샷이 동반 경기자인 매슈 피츠패트릭(28·잉글랜드) 볼 마크 위에 멈춰선 일, BMW 챔피언십 3라운드 15번홀에서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의 퍼팅 순간 한 갤러리가 원격 조종한 볼이 그린 위로 들어온 일 등이 ‘황당한 순간’으로 뽑혔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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