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국 자본시장은 끝 모를 금리 인상 속에 직격탄을 맞았다. 사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빅딜’이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전통의 기업금융(IB) 강호들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합병(M&A) 재무자문 부문에선 크레디트스위스(CS)가 선두를 탈환했다. 법률자문 부문에선 김앤장법률사무소, 회계실사 부문에선 삼일PwC가 1위를 지켰다. 주식발행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 일반 회사채)에선 KB증권이 모두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29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와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022년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 한 해 이뤄진 경영권 거래(사업부 및 영업양수도 포함)는 본계약 기준으로 총 336건, 47조663억원에 달했다. 66조원의 거래가 단행된 지난해보다 약 28% 감소했다.
M&A 전략을 총괄하고 딜을 주도하는 재무자문 부문(발표 기준) 올해 1위는 CS가 차지했다. CS는 올해 7건, 6조3849억원어치의 거래 체결을 도왔다. 한화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하게 된 대우조선해양의 2조원 규모 M&A에서 매각 측을 자문했다. 각각 1조원대 거래였던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의 설비 매각과 SKC의 필름사업부 매각 자문도 맡았다.
삼일PwC(60건·6조2083억원)가 2위를 기록했다. 중소·중견기업 거래뿐만 아니라 SK에코플랜트의 동남아시아 폐기물 처리사인 테스 인수(1조2000억원) 등 대기업 거래 자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자문건수가 총 3건에 그쳤지만 올해 최대 규모 거래였던 일진머티리얼즈(2조7000억원)와 구강스캐너업체인 메디트(2조4500억원) 등의 매각을 수임하며 3위에 올랐다.
법률자문 부문에선 김앤장이 총 66건, 21조3317억원 규모 거래를 자문해 전통의 강호 면모를 보였다. 1조원 이상 거래만 6건을 수임했다. 이날 계약을 체결한 2조4500억원 규모의 메디트 M&A에선 매도 측인 유니슨캐피탈과 인수 측인 MBK파트너스 모두를 대리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세종이 55건, 16조665억원의 자문을 맡아 2위로 급부상했다. SKC의 필름사업부 매각 거래, SD바이오센서가 2조원을 들여 미국 진단키트업체 메리디안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법률 조언을 맡았다. 3위 율촌은 국내 로펌 중 유일하게 네이버의 미국 중고거래업체 포쉬마크 인수(2조2956억원) 거래에 참여했다.
회계실사 부문에선 삼일PwC가 79건 14조8715억원의 자문을 제공해 수위를 차지했고, 삼정KPMG가 뒤를 이었다.
NH투자증권은 24건, 2조8224억원어치 거래를 대표주관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와 에코프로비엠 유상증자(6246억원) 등 대형 증자를 소화했다. 모건스탠리는 LG에너지솔루션 IPO 1건(2조6588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그 뒤로 한국투자증권(28건·2조1783억원), 미래에셋증권(20건·1조3136억원) 순이었다.
KB증권은 회사채 시장에서도 전통 강호의 면모를 보였다. KB증권은 대표주관(일반 회사채) 부문에서 173건, 8조8257억원어치 거래를 주선해 DCM 1위를 지켰다. 연말 북클로징(장부 마감) 영향으로 자금시장이 주춤한 시기에 우량 회사채를 연이어 단독 주관하며 ‘뒷심’을 발휘했다.
차준호/최석철/장현주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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