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운호퍼는 소재·부품의 내부를 파괴하지 않고 결함을 파악하는 비파괴검사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중소기업인 삼영검사엔지니어링이 세계적 연구소인 프라운호퍼와 손잡게 된 데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기술 컨설팅 지원 사업이 있었다. 해외에 있는 한인 공학자와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삼영검사엔지니어링은 이 사업을 통해 프라운호퍼 세라믹기술연구소에서 일하는 한태영 박사를 소개받아 작년 7월부터 9개월간 비파괴검사 기술 업그레이드 작업을 했다. 한 박사의 도움으로 프라운호퍼와 공동 기술 개발에도 참여하게 됐다. 삼영검사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한 박사를 통해 여러 비파괴 검사 관련 연구팀을 소개받았고 기술 자문도 받았다”며 “프라운호퍼 측과 공동 연구를 한 수요 기업과도 접촉할 수 있었다”고 했다.
중소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도 이 사업의 수혜자다. 국내 1위 공작기계 제조업체 DN솔루션즈(옛 두산공작기계)는 캐나다 스마트공장 기계부품 제조사인 GN코퍼레이션즈와 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과 캐나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2025년까지 멀티센서 내장형 스마트 스핀들(드릴 등 공작기계에 사용되는 회전축)과 인공지능(AI) 기반 진단기술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DN솔루션즈는 제품 절삭, 드릴링, 보링 작업 등을 할 수 있는 공작기계를 제조하는 회사다. 기존 제품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과정에서 이지현 캐나다 캘거리대 교수의 기술 컨설팅을 받았다. 이 교수는 작년 11월부터 8개월간 DN솔루션즈의 기술 개발 로드맵 작성을 주도했다. GN코퍼레이션즈와의 기술 협력을 추진하게 된 것도 이 교수의 네트워크 덕분이다.
KIAT는 지난해 25건, 올해 23건의 ‘한인 공학자-중소·중견기업 협력 사업’을 발굴했다. 내년에도 20여 건을 지원할 계획이다. 대상 기업엔 기술 컨설팅 외에 최대 4000만원을 지원한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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