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등으로 오랜 기간 고전 중인 면세점업계에서는 경영환경 변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정해진 임차료를 꼬박꼬박 내야 하는 고정 임대료가 폐지되는 것에 일단 반색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매출에 연동해 임대료를 적용하는 매출 연동형에 비해선 현 상황을 타개하는 데 한계가 있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면세점업계 초미의 관심사이던 임대료 산정 기준은 여객당 임대료 체계로 변경했다. 인천국제공항이 처음 제안한 모델로, 공항 여객 수에 사업자가 제안한 여객당 단가를 곱해 임대료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사업자 입장에선 코로나19와 같은 예기치 않은 변수로 여객 수요가 급감할 때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인천공항 측 설명이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은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2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세계 1위 공항 면세점이다. 그런 만큼 이번 입찰공고는 ‘면세점업계 최대 이슈’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주목 대상이었다.
인천공항공사는 입찰제안서를 받아 특허심사 대상 사업자를 복수로 선정해 관세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이후 관세청이 공사의 평가 결과를 50% 반영해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 신규 사업자는 내년 7월께 영업을 개시할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출발 여객은 2021년 1~11월 141만679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717만4841명으로 408.6% 급증했지만, 2021년 17조8333억원이던 면세점 전체 매출은 올해 1~11월 16조4724억원에 그쳤다. 12월 매출을 추가해도 2021년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관측된다.
인천공항에 입점한 한 면세점의 출국자 구매전환율은 올해 8~9월 14%에서 10~11월 9%로 떨어졌다. 이 면세점 관계자는 “10월 11일 일본이 개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재개하면서 출발 여객이 늘기는 했다”며 “하지만 공항 면세점에서 물건을 사가는 비율은 오히려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엔저 현상으로 면세점보다는 현지에서 구매하려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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