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 SNS에 올라온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대한 97개 재직자 평가를 요약하면 이같이 정리된다. 항우연은 한국의 우주 연구개발(R&D) 핵심 기관이다. 달 탐사선 다누리호를 달 공전궤도에 올린 것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개발한 것도 항우연 소속 연구진이 수십 년간 연구에 매진한 결과다.
그러나 정작 항우연 연구진의 처우를 알게 되면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올해 항우연 학사 연구원 초봉은 3660만원, 석사 초봉은 4379만원, 박사 초봉은 5090만원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소속 출연연 25개 중 22위다. 항우연의 석사 연구원은 한국원자력연구원 학사 연구원(초봉 4661만원)보다도 월급이 적다. 청춘을 불사르며 첨단 과학을 익힌 대가로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인 게 사실이다.
자연스럽게 젊은 이공계 연구자들이 항우연에 취직하는 것을 꺼린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 연구직이나 다른 출연연으로 향했다. 젊은 피가 수혈되지 않으면서 항우연 연구직의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됐다. 항우연 연구직의 50세 이상 비율은 2018년 17.95%(전체 607명 중 109명)에서 올해 34.83%(735명 중 256명)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항우연은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내년도 인건비 예산 64억원 증액을 요청했지만 예산 증액은 5억원에 그쳤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8일 다누리호의 달 궤도 진입 성공을 두고 “전 세계에 대한민국 우주과학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한 역사적 순간”이라며 “다누리호 개발에 매진해 온 연구자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정말로 2032년 달, 2045년 화성에 태극기를 꽂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말의 성찬이 아니다. ‘최저 대우’로 ‘최고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일선 연구진의 처우 개선 없이는 우주 강국의 ‘꿈’은 헛된 ‘망상’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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