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37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90%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이미 경기 침체에 빠졌고 올해에는 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FT의 설문은 상대적으로 비관적이다.
유럽연합(EU)은 올해 GDP 증가율이 0.3%, 유럽중앙은행(ECB)은 0.5%에 그칠 것으로 관측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럽 선진국의 경우 0.7%, 신흥국은 1.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위스경제연구소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에서 0.7%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이 꼽은 주요 리스크는 에너지 위기다. 러시아를 대체하려 노르웨이, 미국, 중동 등으로 수입 경로를 확대했지만, 가스 재고를 채우는 데 역부족이란 설명이다. 수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큰 스위스도 비관적 전망을 했다. 칼스텐 브르제스키 ING은행 연구원은 “유럽의 가스 재고량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며 “공급 위기가 여전히 남아 있다. 올해는 더 악화할 것”이라고 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ECB는 지난해 기준금리를 2.5%포인트 끌어올렸다. 올해도 인상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물가상승률이 올해에도 6% 수준을 기록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 같은 조치가 침체 우려를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마르첼로 메소리 로마루이스대 교수는 “에너지 위기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려는 ECB의 금리 인상이 심각한 경기 침체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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