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장외 채권 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액은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순매수액을 기록한 2007년(6조5143억원)을 세 배 이상 뛰어넘었다.
지난해 채권 투자가 큰 관심을 받은 건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사 기조로 채권 금리가 빠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초 연 2%대 초반에서 한때 연 4.548%까지 치솟았다. 3년물 AA-급 회사채 금리도 연 5.736%로 올랐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이 하락했다는 뜻이다. 저점 매수 기회를 노린 투자자들이 채권 매수에 적극 뛰어든 배경이다.
올해도 채권 투자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편이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 시장으로 자금이 몰릴 수 있어서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꾸준히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에 주목하는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다. 황지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로 안전자산인 채권의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채와 은행채가 주요 투자처로 꼽혔다.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상관없이 높은 신용등급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는 평가다. AA급 이상 회사채와 금융지주가 발행한 여신전문채권(여전채) 등도 추천 매수 대상에 포함됐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신용등급을 높여 투자 안정성을 확보해야 할 시기”라며 “공사채와 은행채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회사채·여전채에 비해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했다.
신흥국 채권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채권은 고위험·고수익 성격이 강하다”며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큰 만큼 섣부른 진입보다 ‘중립’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발목을 잡은 건설업 관련 채권은 투자를 지양하는 등 업종별로 다른 매수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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