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새해 첫 메시지부터 대립각을 세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폭력적 지배가 난무하는 시대”라며 윤석열 정부를 공격했고, 여당은 “야당 때문에 올해도 국정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예상되는 정치 갈등 원인을 서로의 탓으로 돌리는 가운데 대화와 타협, 정치 복원에 대한 목소리는 없었다.
국회 1당인 민주당은 정초부터 현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며 ‘국민을 위해 싸우겠다’며 전의를 다졌다. 이 대표는 신년인사회에서 “안타깝게도 타협과 조정을 통해 희망을 만드는 일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며 “어렵긴 하나 새로운 길을 만들고 새 희망을 만드는 것이 정치”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신년사에서도 “민주주의를 말살시키고 있는 검찰정권의 야당 파괴, 정치보복 폭주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찰나에 불과한 권력에 도취된 정권의 무능, 오만, 무책임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날을 세웠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대한민국이 민주주의와 인권이 현저히 후퇴하고 있고, 민생경제의 삼중 복합 위기 속 벼랑 끝에 내몰렸다”고 비판했다.
오는 3월 새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있는 여당에서는 내부 단속 관련 메시지가 집중적으로 나왔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지난해 비대위가 당 내부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어렵게 출범했다”며 “새해에는 국민의 살림살이를 빈틈없이 챙겨서 ‘믿고 맡겨주니 정말 잘한다’고 말씀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신년인사회에서 “올 한 해도 여소야대 상황에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3월 전당대회에서 좋은 지도부를 모시고, 그 지도부가 중심이 돼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준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여야 갈등은 9일 이후 임시국회 개최를 놓고 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 일몰 연장에 실패한 화물차 안전운임제, 주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건강보험 국고 지원 등을 놓고 양당은 합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방식에 대해선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박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1월 임시국회 필요성을 밝힌 데 대해 국민의힘은 ‘1월 임시국회 무용론’을 못 박고 나섰다. 여당은 민주당이 이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이 곧 청구될 가능성에 대비해 ‘방탄용’으로 임시국회를 이어가려는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은 국회 회기 중에는 불체포 특권이 있기 때문에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표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최근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듯 다수당인 민주당이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올라와도 부결 처리할 공산이 크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에 1월과 7월엔 국회가 안 열리게 돼 있다”며 “각종 현안을 논의해 결론이 나면 추후에 열어도 된다. 현안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임시국회만 열어놓는 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설지연/고재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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