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반도체기업 최고경영자의 발언에서도 ‘한파’가 감지된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수요와 공급의 현격한 불일치로 2023년 내내 수익성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올해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는 5960억달러로 지난해 6180억달러 대비 3.6%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업황 회복 시기로 올해 하반기를 꼽고 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수 업체가 감산을 결정해 올해 말로 갈수록 수급 균형은 개선될 것”이라며 “3분기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반등하고 주가는 이를 두 분기 선행해 올해 1분기부터 회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엔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생산성이 경쟁사 대비 20~30% 정도 높고 현금 동원력도 우세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메모리 반도체 감산은 없다”고 밝힌 상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산업 불황은 2위권 이하 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면서 1등 기업들의 지배력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경쟁사들의 감산과 설비투자 축소 속에 시장 점유율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최근 2년간 호황기였던 파운드리 업황도 침체한 상태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세계 1위 파운드리업체 TSMC의 2023년 1분기 매출이 2022년 4분기 대비 1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2위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의 가동률도 1분기에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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