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정부 신년인사회에 불참했다. 당은 열흘 전 정부로부터 참석 문의를 받았으나 이를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고 실무 선에서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최한 신년인사회에는 5부 요인, 국무위원과 국회의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지만 민주당 의원은 없었다. 야당에서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만 참석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부산·경남 지역 민생투어를 하고 있었다. 이재명 대표는 신년인사회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대통령 신년인사회에 야당 지도부에도 참석 의사를 물었다고 하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을 결정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처음 듣는 얘기"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신년 인사회에 여러 사람들하고 인사를 하는데 저를 오라고 했다고요"라고 되물었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의 설명은 다소 달랐다. 그는 "대통령 신년인사회와 관련해 지난 22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초청 메일이 저희 대표 메일로 접수가 됐다"며 "저희가 오늘 예정된 일정이 있어 참석이 불가하다는 내용으로 행정안전부에 회신을 한 바가 있다"고 설명했다.
천 의원은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실이 어떤 행사인지 제대로 설명해준 것도 없고, 이메일이 와서 오후 6시까지 회신을 달라고 얘기하니 실무진 선에서 참석이 어렵다 답한 것"이라며 "대표에게는 보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야당의 대통령 신년인사회 참석 여부는 여야 관계에 따라 결정되곤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기인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반면 문재인 민주당 대표는 2016년 신년인사회에 불참했다.
신년인사회에는 당권주자를 포함해 국민의힘 의원 90여명이 참석했다. 조수진 의원이 ‘윤심’ 얘기를 꺼내자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관저는 의원 모두에게 열려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미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자필 편지를 건넸다. 이정미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약한 자들을 먼저 지켜주는 '법의 정의'가 우선하는 시대를 열어달라 부탁드렸다”고 전했다.
김인엽/전범진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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