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우위론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이다. 비교우위에서 비교의 기준은 기회비용이다. 예를 들어 한국은 한 시간에 자동차를 40대 생산하거나 소고기를 50t 생산할 수 있고, 미국은 자동차를 50대 생산하거나 소고기를 100t 생산할 수 있다고 하자. <표1>
자동차와 소고기 모두 미국이 절대우위를 가진다. 비교우위는 다르다. 자동차 생산에서 한국의 기회비용은 소고기 1.25t이다. 자동차 한 대를 만들려면 소고기 1.25t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비해 미국의 자동차 한 대당 기회비용은 소고기 2t이다. 즉, 한국은 자동차를 미국보다 더 작은 기회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다. 자동차에 비교우위가 있는 것이다. 한국은 자동차, 미국은 소고기에 특화해 생산량을 늘린 뒤 서로 교역하면 자동차와 소고기 모두 전보다 많은 양을 소비할 수 있다. <표2>
그러나 송중기가 연기, 공부, 운동을 한꺼번에 다 하진 않는다. 톱스타인 그가 연기 활동을 줄이고 다른 일을 하기에는 기회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송중기는 ‘가성비’가 제일 높은 연기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 송중기가 잘할 수 있지만, 굳이 하지 않는 일을 다른 사람들이 하면서 분업이 이뤄진다.
비교우위론에서 눈여겨볼 점은 한 품목의 기회비용은 다른 한 품목의 기회비용의 역수라는 것이다. 표1에서 한국의 소고기 생산의 기회비용은 자동차 0.8대로 자동차 생산의 기회비용(소고기 1.25t)의 역수다. 이것은 어느 한 나라가 모든 재화에서 비교우위를 갖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한 나라의 기회비용이 어느 한 상품에서 작다면, 다른 상품의 기회비용은 클 수밖에 없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모든 일에서 비교우위를 점하지는 못하며, 누구나 한 가지 일에서는 비교우위를 가진다.
둘째, 생산 요소를 노동 시간으로 한정했다는 것이다. 실제 생산비에는 자본, 지대, 기술 등 여러 가지 요소가 포함된다. 무역에는 생산비뿐만 아니라 운송 비용도 들어간다.
또 비교우위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은 경제 개발 초기 신발, 가발 등 노동집약적 상품을 주로 수출했다. 현재는 반도체 스마트폰 등 기술집약적 상품에 비교우위가 있다. 몇 가지 한계는 있지만 비교우위론은 각국이 경쟁력 있는 분야에 특화해 생산·교역하면 모든 국가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한다. 이는 자유무역의 이론적 토대가 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