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신년맞이 행사장 입구에서 대형 칼 '마체테'를 휘두른 10대가 미연방수사국(FBI) 요주의자 명단에까지 오른 이슬람 극단주의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뉴욕 경찰(NYPD)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오후 10시 뉴욕시 타임스스퀘어의 '크리스털 볼드롭' 행사장에서 어깨에 총을 맞고 체포된 용의자가 트레버 빅포드(19)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빅포드는 미국 동북부 메인주(州)의 한 고등학교 미식축구부에서 활동하는 평범한 청소년이었지만, 2018년 부친이 마약 남용으로 숨진 후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졌고, 한 달 전께부터 급진화했다.
빅포드는 한 친척에게 "아프가니스탄에 가서 탈레반과 함께 싸우겠다"는 발언을 했고, 이 친척이 빅포드의 발언을 관계 당국에 알린 이후 FBI는 그를 요주의자 명단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빅포드는 기차를 이용해 혼자 뉴욕에 오면서 유서와 함께 공격에 대한 자신의 성명서도 미리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으로 적은 이 메모에는 "가족들에게, 특히 엄마께 좋은 아들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면서 "가족들이 알라께 회개하지 않을까 매우 두렵다"고 적혀 있었다.
그는 또 가족 일부가 회개해 '지옥불'을 피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는다고도 적었다.
이어 형제인 트래비스를 거론하며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믿음에 가장 가까운 것이 너이고, 나와 함께 이슬람을 받아들이기를 가장 바란 것도 너"라면서 "제발 알라께 회개하고 이슬람을 받아들여라"라고 말했다.
또 다른 형제 데번에게는 "나의 적진에 들어갔으니 친절한 말은 못 한다. 알라께 돌아와라"라고 적었다. 데번은 해병대에서 복무하고 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앞서 빅포드는 전날 뉴욕 맨해튼 51번가와 52번가 사이에 설치된 신년 행사장 입구 인근에서 칼을 꺼내 들고 현장에 배치된 경관 3명을 공격했다.
빅포드가 처음으로 공격한 경관을 칼을 피했지만, 다른 경관 1명은 두개골 골절과 함께 큰 자상을 입었고, 또 다른 경관 1명도 머리 쪽에 상처를 입었다.
빅포드는 다른 경관이 쏜 총에 어깨를 맞고 제압됐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는 경관들의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NYPD는 연방 수사 기관들과 함께 이 사건을 수사 중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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