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협동조합 활동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이력도 독특하다. 연세대 간호학과 2학년이던 1989년부터 매년 경기 안성군 고삼면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대학 졸업 후인 1993년 안성으로 이사했고, 이듬해 전국 최초의 의료생협(현 안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창립에 참여했다.
의료봉사가 생협운동으로 이어지는 등 삶의 궤적이 달라진 것이다. 농활을 통해 안성에 정착한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렸다.
생협운동 초기엔 난관이 많았다. 당시 농촌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 병원은 크게 아파야만 방문하는 곳. ‘협동조합’을 얘기하면 ‘농협 말고 또 뭔 조합’이라고 묻는 주민들에게 ‘의료생협이 꼭 필요하다’고 설득하는 건 낙숫물로 바위를 뚫는 일이었다.
김 시장은 이렇게 설립한 의료생협에서 20년 넘게 일했다. 안성의료생협의 성공은 전국에서 의료생협 운동이 촉발되는 계기가 됐다. 안성의료생협에서 시작한 가정간호 방문사업과 조합원 검진사업, 노인돌봄사업 등은 현재 보건복지부 차원의 재가(在家)노인복지서비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도의원 출마 권유를 받고 2014년 정치인(비례대표 경기도의원,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변신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생협법(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과 사회적기업육성법 개정에 참여했고, 민주연구원에서 사회적경제센터장을 지냈다. 2020년 안성시장 재선거에서 당선됐으며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김 시장은 “정치는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삶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함께 건강하고 보람 있게 살아가기 위한 모든 활동이 바로 정치”라고 말했다.
안성=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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