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최남단에 있는 안성은 과거 수도권과 삼남(충청·전라·경상도)을 잇는 요지였다. 하지만 도로 교통이 발달하면서 역설적으로 고립됐다. 안성선이 1989년 폐선되면서 경기도에서 포천시와 함께 ‘철도가 없는 유이(唯二)’한 지방자치단체, ‘기차역이 없는 유일한 지자체’가 된 것이다. 김보라 안성시장의 지난 임기(9대)인 2021년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수도권 내륙선(동탄~안성~청주공항) 광역철도와 평택부발선(평택~안성~용인~이천) 고속철도망 계획이 확정됐다. 김 시장은 “철도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안성시의 미래가 바뀔 것”이라며 “안성역 개통에 대비해 역세권과 원도심 지역을 대대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가 그리는 미래의 안성은 산업과 농업, 관광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도농복합도시다. 수도권내륙선과 부발선 철도 건설 계획이 닻을 올렸고, 각종 산업단지 조성 계획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그는 “공도(읍)를 중심으로 30만 자족도시를 만들 ‘도시플랜’을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경부고속도로가 지나는 공도읍은 인접한 평택의 발전으로 인구가 유입되고, 2020년 안성 스타필드가 들어서면서 방문자도 대폭 늘었다. 안성시 인구의 3분의 1인 6만 명가량이 공도읍에 몰려 있다. 그는 “공도읍에 자연발생적으로 인구가 늘어난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청년 일자리를 위한 첨단산업단지 계획을 서두르고 학교와 도로, 공원을 늘려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여나가겠다”고 했다. 김 시장은 시민문화 공간인 ‘공도시민청’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옛 공도읍 사무소 부지에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의 건물을 지어 시민이 주도하는 교육·문화 행사를 상시 개최하겠다는 구상이다.
안성시는 보개면 동신리에 2033년까지 300만㎡ 규모의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단지 등 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마련했다. 2032년께 평택 고덕,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본격적으로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별도로 추진하는 양성면 테크노밸리와 제5 산단을 모두 합치면 500만㎡에 달하는 규모다. 평택 고덕산단(400만㎡)을 넘어선다.
산단과 주거단지 개발을 주도할 안성도시공사 설립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안성도시공사 설립은 과거 ‘시기상조’라는 반대 여론에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해 8월에도 시의회에서 설립 조례안이 부결됐다. 김 시장은 “도시 난개발을 막고 개발 이익을 시민에게 환원할 수 있도록 시민공모주 형태로 공사를 설립할 계획”이라며 “타당성 연구용역이 끝났고, 여론조사 결과 설립에 찬성하는 시민이 70%를 넘는다”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농촌 환경 개선을 위해 “공영 마을버스와 수요 응답형 버스 도입을 서두르겠다”고 했다. 천혜의 환경을 지녔지만 생활 인프라가 부족한 안성 동부권을 살기 좋은 지역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일죽면, 죽산면, 삼죽면 등에서 국비 지원을 통한 지속가능한 농촌 만들기 사업을 추진 중이고, 지역 내 농산물을 시민에게 공급하는 안성맞춤 푸드플랜 사업도 벌이고 있다.
김 시장은 “안성시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가 조화를 이룬 대표적 도농복합도시”라며 안성팜랜드와 천년고찰 칠장사 등 안성 8경을 가볼 만한 곳으로 꼽았다. 그는 “시인 박두진 문학길(둘레길)이 조성된 금광호수가 가족 여행엔 안성맞춤”이라고 했다.
안성=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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