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아파트' 고덕강일3 청약…대출없이 3.5억 전세 살면 탈락

입력 2023-01-03 17:55   수정 2023-01-04 00:35

대출 없이 3억5000만원짜리 전셋집에만 살아도 서울 첫 ‘반값 아파트’인 고덕강일 3단지(조감도) 사전청약을 넣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분양 주택에 ‘총자산’ 요건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약 6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자산 요건을 충족하는 수요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다음달 27일부터 공공분양주택 2293가구에 대해 사전청약을 받는다고 3일 밝혔다. 대상은 나눔형인 경기 고양창릉지구(877가구), 남양주 양정역세권(549가구), 서울 고덕강일3단지(500가구)와 일반형인 남양주진접2지구(372가구)다.

일반형과 달리 나눔형으로 공급되는 고양창릉, 양정역세권, 고덕강일3단지에 청약하려면 총자산이 3억41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총자산은 부동산과 자동차, 일반자산, 금융자산을 모두 합친 뒤 부채를 제외해 계산한다.

공공분양 주택에 총자산 요건이 적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작년 10월 26일 발표한 ‘공공주택 50만 가구 공급계획’에 따라 공공주택 유형에는 나눔형과 선택형, 일반형 등 세 가지 유형이 도입됐다. 나눔형과 선택형은 총자산 기준을 새롭게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부동산(2억1550만원 이하)과 자동차(3557만원 이하) 등 자산 보유 기준만 충족하면 청약할 수 있었다.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자산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와 예금액까지 감안하면 전세보증금 중 자기자본이 3억원만 넘어도 신청이 불가능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무주택자 가운데도 예금액과 돌려받을 보증금 등이 많은 수요자들이 있어 제도 합리화를 위해 순자산 기준을 도입했다”며 “전국 수요자를 고려했기 때문에 서울 전셋값에 맞춰 기준을 조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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