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가 겹친 글로벌 복합 경제위기를 맞은 금융권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열린 ‘범(汎)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재도약을 다짐했다.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와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민관이 협력해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F4’가 위기 극복 앞장설 것”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행사에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등 정·관계 인사와 금융사 임직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범금융 신년인사회에 이어 제32회 다산금융상(금융위원회·한국경제신문사 공동 주최) 시상식이 열렸다.추 부총리는 “새해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가 본격화하면서 경제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위한 금융의 진정한 중추적 역할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금리 상승기 서민·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적극적이고도 포용적인 금융의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추 부총리는 금산분리 제도를 개선하고 자본시장을 선진화하는 등 글로벌 기준에 맞는 금융시장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어 “저와 김주현 위원장, 이복현 원장, 이창용 총재 등 거시금융정책 책임자 4인인 ‘F4’가 원팀 정신으로 위기 극복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통화정책 수장들도 시장 안정과 위기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해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겠다”며 “금융권과 정부가 자신감과 신뢰를 가지고 위기에 함께 대응하자”고 주문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9월 환율 급등을 우려했지만 튼튼한 대외 건전성으로 위기를 넘겼다”며 “위기에 대비해야 하지만 지레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 원장은 “시장의 워치독(watchdog·감시자)으로서 시장 상황에 대한 판단이 잘못된 게 있다면 오로지 금감원의 몫”이라면서 “금융회사의 분담금을 받아 운영하는 입장에서 금융권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EO들 “위기 속에서 기회 찾을 것”
이날 제32회 다산금융상 대상을 받은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KB금융의 미션인 ‘세상을 바꾸는 금융’처럼 고객의 행복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라는 격려로 알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제27회(2018년)에 이어 사상 최초로 다산금융상 대상을 두 차례 받은 윤 회장은 “이번 수상은 후배들을 더 열심히 키우라는 가르침으로 알고 노력하겠다”고 했다.금융권 CEO들은 리스크 관리를 통해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겠다고 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상반기까지는 자산 건전성과 유동성 관리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올해 증권업 전망에 대해 “시간이 걸리는 것 같지만 최악은 지나가는 것 같다”고 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도 “올해 5월이 지나면 미국 금리 문제와 물가지수 등이 차츰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한용구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김성태 기업은행장, 황병우 대구은행장도 취임 후 첫 공식행사에 모습을 보였다.
김보형/박상용/이소현 기자 kph21c@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