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흑인 인권 운동가처럼 종교에 손을 벌리지도 않았다. 기독교의 위선에 진저리쳤다. 이슬람 흑인 독립 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맬컴 X의 주장에도 회의적이었다. 볼드윈은 시민운동가 그룹에서도 비주류였다. 그는 대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진실을 외면하지 않았다. 백인을 증오하지도 않았다. 그가 문학 활동을 통해 바란 건 누구든지 진정으로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었다.
볼드윈은 위암으로 30여 년 전 세상을 떴지만 여러 갈등이 심해지는 요즘 더 주목받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세계적인 작가와 배우, 가수 등 셀럽들에게 물은 ‘만찬에 초대하고 싶은 작가’에서 셰익스피어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소설 <빌 스트리트가 말할 수 있다면>은 2018년 영화로 만들어져 아카데미 등 각종 상을 받았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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