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부자를 만났던 그가 마케팅 노하우를 담은 <리프레이머>를 펴냈다. 실전 고수 최배달처럼 맨몸으로 부딪쳐가며 깨우친 생생한 경험담이 가득하다. 4일 만난 성 대표는 “빅리치를 대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려주는 길잡이가 드물다”며 “프라이빗뱅커(PB) 등 VVIP를 상대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을 만날 때 얼굴이나 옷보다는 신발을 살펴보라는 조언도 그중 하나다. 성 대표는 “처음 악수할 때 고개를 숙이면서 신발부터 보라”며 “가령 블루·브라운 계열의 구두를 신었거나, 굽이 높은 여성이라면 외향적이거나 자기주장이 강한 성향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자에겐 값비싼 음식이 아니라 1만원짜리 점심을 사라거나, 처음 만난 자리에서 세 번 이상 웃기고 격의 없이 포옹하라는 것도 성 대표가 전하는 팁이다. 그는 “대대로 부자인 ‘올드리치’와 새롭게 떠오르는 ‘영리치’ ‘MZ리치’ 특성이 다른 만큼 각각의 마케팅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군 장교 출신인 성 대표는 제대 후 한 중견기업에 입사했다가 한 달 만에 사표를 내고 럭셔리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당시 10년차 과장의 모습에서 미래를 떠올리니 숨이 막힌 까닭이다. 이후 반얀트리 멤버십, 사우스케이프, 제주 아덴힐골프리조트를 판매하며 이름을 알렸다. GS건설 자회사 자이 가이스트가 이포CC에 시공하는 100억원대의 골프빌리지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성 대표가 겪은 부자들의 특성은 어떤 것일까. 그는 “대개 술을 절제하고, 게으르지 않고, 행동에 옮기는 성향이 뚜렷하다”며 “적은 돈도 귀하게 여겨 1000원, 100원 단위까지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면 절대 넘어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성 대표는 지난 연말연시에 문자를 보내는 데만 꼬박 1주일이 걸렸다. 그는 “단체 문자를 보내봐야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며 “짧게라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춰 안부를 묻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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