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절이 2만원인데도 줄섭니다"…삼성·SK·LG '예약전쟁' [CES 2023]

입력 2023-01-05 06:00   수정 2023-01-05 07:08


'파절이 15.99달러(약 2만원), 물냉면 20.99달러(약 2만7000원), 양념갈비 79.99달러(약 10만2000원)….'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유명 한식당의 가격표에 대기업 관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CES 2023에 참가하기 위해 몰린 삼성 LG SK HD현대 등 관계자들은 "라스베이거스 물가가 미국에서도 높은 축에 속한다는 점을 고려해도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일부 한식당은 어제와 오늘 메뉴판이 다르다"며 "'CES 특수'를 노리고 가격을 높게 매긴 새 메뉴판이 등장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라스베이거스 한식당 물가가 고공 행진한 것은 한국 기업들이 CES 몰린 것과도 맞물린다. 올해 CES에는 총 3000개 업체가 모였다. 참가국 기준으로는 한국이 550곳가량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대기업 임원진도 총출동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 그룹 내 부회장단과 주요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온다. 정기선 HD현대 사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물론 홍준표 대구시장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정·관계 주요 인사도 현장을 찾을 계획이다.

이들 VIP 식사를 위해 대기업들이 한식당 예약전쟁에 나선 상황이다. 라스베이거스에는 100여개 한식당이 포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식집 10여곳을 놓고 예약이 특히 치열하다는 후문이다. 라스베이거스 한 식당의 경우 삼성그룹과 LG그룹이 각각 1층, 2층을 예약했다는 소문도 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임원을 비롯한 CES 회사 부스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아침·점심은 간단히 샌드위치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며 "저녁은 한식당에서 밀린 회포를 풀려는 유인이 커진 만큼 비싸도 예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 한식당 관계자는 "CES가 열리는 이맘때가 가장 큰 대목"이라며 "행사가 열리는 동안 빈자리도 없고 가장 바쁜 시기"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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