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본격 개막을 이틀 앞둔 미국 라스베이거스 센트럴 홀. 삼성전자와 LG, 하이센센 등 세계적인 가전기업들 사이로 유통기업인 롯데그룹의 전시관이 들어섰다. 전시관은 한국에서 배송된 상품을 설치하는 인부들로 분주했다.
롯데그룹은 오는 5일부터 열리는 CES에 2년 연속으로 참여했다. CES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제품 박람회이다. 올해에는 가전제품뿐 아니라 디지털헬스, 유통 등 각종 분야의 기업들이 참여했다. 롯데그룹은 전시관 규모를 작년에 비해 약 3배 키웠다. 작년에는 롯데그룹의 신유통 전략을 담당하는 계열사 롯데정보통신만 참여했다면 올해에는 롯데면세점과 세븐일레븐, 롯데헬스케어, 롯데케미칼 등 계열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롯데그룹의 전시관은 크게 두 곳에 나뉘어 설치됐다. 메인 전시관인 센트럴홀에는 롯데면세점과 세븐일레븐, 하이마트, 롯데컬처웍스 등 롯데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부스로 구성됐다.
롯데는 전시관을 △메타버스존 △롯데그룹존 △전기차충전존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눴다. 메타버스존에는 30여명이 동시에 접속 가능한 좌석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곳에서 온라인에 함께 접속한 안내자의 말에 따라 가상세계 쇼핑을 체험할 수 있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메타버스를 이용해 가상 세계 속에서 여러 패션 상품과 화장품, 주얼리 등을 착용하면서 비교 쇼핑을 할 수 있는 롯데의 신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참여한 롯데그룹의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메타버스 내에서 푸드트럭 모양의 매장을 만들어 음료 등 먹거리를 이용한 게임을 준비했다. 롯데컬쳐웍스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이용해 아이돌 콘서트에 방문한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메타버스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전시장 바로 뒤로는 전기차충전존이 설치되는 중이다. 전기차충전소는 롯데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 중 하나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20225년까지 전국 주요 도심에 초고속 충전기 5000기를 설치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롯데그룹의 메인 전시관에서 10분 정도 북쪽으로 걸어가면 AI(인공지능)과 디지털 헬스 기업들이 모여있는 노스홀 전시관이 나온다. 롯데헬스케어는 이곳에 별도의 전시관을 설치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개장 전 방문한 롯데헬스케어 전시관은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 첫 공개를 앞두고 디스플레이 설치를 서두르고 있었다. 롯데헬스케어는 오는 8월 정식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전시관에는 개인별 건강진단을 위해 네 개의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다. 방문객들은 이 디스플레이에 개인의 건강정보를 등록해 건강진단을 받고, 진단 결과에 맞는 맞춤형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향후 캐즐을 통해 건강진단을 해주고 맞춤형 영양제 구매까지 연결하겠다는 생각이다.
라스베이거스=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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