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민주당 민생특위 위원장은 5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미국의 IRA 통과를 방치한 건 외교참사 수준”이라며 미국 IRA와 비슷한 한국형 IRA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세부안에 대한 실무 작업을 하고 있다”며 “그린산업 육성과 관련한 (민주당 차원의) 종합 로드맵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새해 들어 민생특위 활동에 적극 나서는 것은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와 거리를 두면서 경제·민생과 관련한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박홍근 원내대표 역시 “민생이 어려운데 국회가 손을 놓고 있어선 안 된다”며 연일 여당에 임시국회 소집을 압박하고 있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선 이 대표가 직접 대응하는 쪽으로 당내 의견이 수렴되는 분위기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이 최근 언론에 “당과 의원들은 민생에 집중하고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는 당당하니 걱정하지 말라’는 입장을 취하는 게 맞겠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책통으로 분류되는 한 중진의원은 “(정 의원의 발언은) 이 대표와 교감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대표가 조사 과정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향후 있을지 모를 검찰의 구속 시도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당 차원에서 대응할 명분이 생긴다”고 말했다. 검찰 출석 요구에 한 차례 불응한 이 대표는 오는 10~12일께로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이다.
한편 민생특위는 정부가 최근 대기업의 반도체 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기존 8%에서 최대 25%까지 받을 수 있도록 상향하는 안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말 정부안대로 국회를 통과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내용을 대통령의 발언 한마디에 갑작스럽게 바꿨다는 비판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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