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06일 14:2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45조원에 가까운 투자자산을 굴리는 한국교직원공제회 기금운용 총괄이사(CIO)가 미국 세계가전협회(CES) 출장길에 올랐다. 올 한해 어려운 투자 환경 속에서 투자 기회를 찾기 위한 것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박만수 교직원공제회 CIO는 ‘CES 2023’ 참관을 위해 지난 3일부터 오는 10일까지 6박 8일 일정으로 미국행 출장에 나섰다. 금융투자부장 등 교직원공제회 운용역 5명과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직원공제회 CIO가 CES 참관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연기금·공제회들도 직원들의 CES 출장을 검토했으나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자본시장 큰손’인 국민연금은 본사 기금운용본부 운용역 중 2명만 CES 출장을 보냈고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는 현지 샌프란시스코 사무소에서 2명을, 한국성장금융도 직원 3명을 보냈다.
CES 출장에 나선 연기금·공제회 운용역들은 대부분 주식이나 투자전략 부서 인력이다. 이외에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정보기술(IT) 섹터 담당 애널리스트,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등이 CES에 참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 해의 이슈가 CES에서 다뤄져 직원들을 보내고 싶었으나 일정상 어려워 포기했다”며 “투자 판단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만수 CIO가 CES에 참석한 것은 올 한해의 IT 흐름을 직접 읽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율주행 모빌리티 등 신기술 시현을 보고 투자에 적용하기 위해서다. CES 2023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8일(현지 시각)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다. 최근에는 미래 모빌리티를 비롯해 여러 분야의 신기술이 소개되고 있다.
IB업계는 공제회가 부동산과 인프라, 대체투자 등 기존 투자 자산이 아닌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제회나 연기금 등 LP(기관 투자가)들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가파른 금리 상승과 부동산 시장 침체, 유동성 경색 등으로 투자 수익률 저하가 예고됐다. 이 때문에 초과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주식과 기업금융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산업 흐름과 기업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최근 트렌드에 민감해야한다"며 "새해 투자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국내 기관 투자가들이 CES로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박만수 교직원공제회 CIO는 개발사업부 해외사업팀장, 대체투자부 부동산투자팀장, 사업운영부장, 대체투자부장, 금융투자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1월 CIO로 선임됐다. 교직원공제회는 국내 대형 기관투자가로 공제회 가운데 운용 규모(AUM)가 가장 크다. 투자자산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43조3000억원에 달한다. 총자산은 회원 대여, 기타자산 등을 포함해 56조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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