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오후 2시께.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의 캐논 부스에 니콘 로고가 새겨진 명찰을 목에 건 남성들이 들어섰다. 가운데에 선 사람은 토시카즈 우마타테 니콘 최고경영자(CEO·왼쪽 두 번째). 최고경영자가 경쟁사 부스를 찾은 것이다.
곧 가즈토 오가와 캐논USA 대표(사진 오른쪽)가 달려나와 그를 맞았다. 오가와 대표는 부스에 전시된 가상현실(VR) 통화기기 ‘코코모’를 소개했다. 코코모는 캐논 카메라가 부착된 VR 헤드셋을 쓰고 영상통화를 하면 상대방이 실제 눈앞에 있는 것처럼 전신을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해주는 소프트웨어다.
이날 캐논의 부스는 참가자들이 여러 VR 체험을 하기 위해 줄을 서면서 문전성시를 이뤘다. 부스 가운데 설치된 숲 속 오두막에서 영화 속으로 빠져드는 경험을 하기 위해서다. 캐논은 이번 CES를 위해 영화 ‘식스센스’로 이름을 날린 나이트 샤말란 감독과 협업해 다음달 개봉하는 스릴러 영화 ‘노크 앳 더 캐빈’ 속 배경인 오두막을 가상으로 구현했다.
캐논 부스에는 카메라 제품이 거의 없었다. 코코모와 숲 속 오두막 체험 외에도 혼합현실(MR) 시스템 ‘엠리얼’ 등이 전시됐다.
니콘도 카메라가 주력이 아니었다. 니콘은 부스에 가상현실에서 오토바이를 타면 바람과 각도 등을 현실처럼 느끼며 가상도시를 질주할 수 있는 ‘언리얼 라이드’를 선보였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며 산업용 로봇 등도 공개했다.
라스베이거스=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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