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내리막길을 걷던 삼성전기 등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관련주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나서면서 MLCC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 들어 이날까지 9.96% 상승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31억원어치, 44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강세를 이끌었다. 다른 MLCC 관련주인 삼화콘덴서 주가도 올 들어 26.50% 급등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MLCC 관련주 주가는 뚜렷한 하락세였다. 삼성전기와 삼화콘덴서는 작년 한 해 동안 각각 33.92%, 50.17% 하락했다.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MLCC 수요도 급격하게 쪼그라든 탓이다. ‘전자산업의 쌀’로 일컬어지는 MLCC는 스마트폰, 컴퓨터,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부품이다.
올 들어 MLCC 관련주가 반등하는 원인으로는 두 가지가 꼽힌다. 먼저 MLCC 업황이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2월 국내 MLCC 수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하며 16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최근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면서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기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MLCC 수익성은 2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며 “중국의 리오프닝이 현실화하면 전기전자 업종 내에서 삼성전기의 수혜가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MLCC 관련주를 향한 증권가 관심도 쏠리고 있다. SK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각각 16.7%, 9.4%를 상향 조정했다.
다만 중국의 리오프닝 정책 여부에 따라 당분간 주가가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직까지 중국의 스마트폰·PC 생산량 등 주요 업황 지표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선 중국 IT 수요가 반등하는 것이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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