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마다 기부금 유치 경쟁이 뜨겁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거주지가 아닌 지자체에 기부하면 금액에 따라 일정 비율을 세액공제하는 제도다. 연간 5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으며 10만원까지는 전액을, 1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16.5%를 세액공제해준다. 게다가 각 지자체는 기부금의 30% 한도 내에서 지역 특산품 등으로 구성된 답례품을 최대 150만원어치까지 제공하므로 기부자로선 일석삼조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각 지자체는 1호 기부자, 고액 기부자 명단 등을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고액 기부자 중에는 유명 인사나 기업인, 향우회장 등이 많다. 걸그룹 러블리즈 출신 가수 겸 방송인 미주(본명 이미주)는 충북 옥천군 1호 기부자로 나서 500만원을 쾌척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충북 음성), 손흥민 선수(춘천시),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광주광역시 북구)도 기부에 동참했다. 함경도가 고향인 배우 이정길 씨는 “경북은 제2의 고향”이라며 이철우 경북지사를 직접 찾아 500만원을 기부했다.
지역 특성에 따라 10종 안팎에서 80~90종까지 다양한 지자체들의 답례품도 흥미롭다. 지역 특산품과 지역상품권은 기본. 자동차극장 관람권(전남 함평), 벌초 대행 서비스(경북 영천, 경남 의령), 오토캠핑장 이용권(대구 달성), 우포늪 따오기 방사 참관권(경남 창녕) 등 이색 답례품도 적지 않다. 지자체 간 과열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지만 아직 그 정도는 아닌 듯하다.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에 활기를 불어넣고 도시민과 지방 간 연결고리가 된다는 점에서 이 제도의 정착과 확산을 기원한다.
서화동 논설위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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