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31)이 살해한 50대 동거녀의 시신 수색이 장기화하고 있다. 검찰은 이기영과 함께 시신 유기 현장검증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이기영은 수갑을 찬 손으로 직접 유기 장소를 지목하는 한편, 땅 파는 수사관에게 "삽 좀 줘보라"며 훈수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관계자들은 지난 6일 오후 4시50분께 이기영과 함께 경기 파주시 공릉천변 수색 현장을 찾았다. 이곳은 이기영이 동거녀 A씨의 시신을 묻었다고 지목한 장소다. 검찰 관계자들과 이기영은 이곳에서 약 20분간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채널A에 따르면 이날 수의를 입고 나타난 이기영은 수갑을 찬 손으로 A씨의 시신을 묻은 장소를 지목하는 등 범행 과정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며 검증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 답답하는 듯 땅을 파는 수사관을 향해 "삽 좀 줘봐라", "삽을 반대로 뒤집어서 흙을 파내야 한다"며 직접 알려주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기영은 "땅 위쪽에는 풀뿌리가 많아 측면을 파낸 뒤 시신을 넣고 흙을 덮었다", "딱 루프백이 들어갈 정도로 땅을 팠다"는 구체적인 진술도 내놨다.
하지만 수색은 진척이 없었다. 경찰은 이기영이 시신을 유기하고 사흘 뒤 집중호우가 온 데다 시신을 깊게 묻지 않은 탓에 한강으로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하천 하류까지 수색작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신 무게와 유속을 따져 추가 수색 지점도 탐색하기로 했다.
이기영은 지난해 8월 파주시 집에서 동거하던 여자친구인 A씨(50대)를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달 20일에는 음주운전으로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60대 택시기사를 집으로 유인해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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