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의 성균관대 후배인 이씨는 화천대유가 설립된 2015년 2월부터 대장동 사건이 불거진 2021년 9월까지 6년 넘게 화천대유 대표를 지냈다. 이 기간에 김씨 지시를 받고 자금관리를 총괄했다. 검찰은 화천대유, 천화동인1호(화천대유가 지분 100% 보유)와 김씨, 이씨 사이에 이뤄진 대여 등 자금거래가 각종 로비자금 마련, 자금세탁, 은닉 등을 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이씨의 이름을 빌려 화천대유 자금을 꺼내 쓴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씨는 화천대유에서 2015년 5월부터 2021년 7월까지 6년여간 약 102억원을 빌린 뒤 이자를 포함해 모두 갚았다. 이씨는 이 중 62억~66억원은 김씨 부탁을 받고 자신의 명의로 대신 차용해준 것이라고 검찰에 진술했다. 이를 현금이나 수표 형태로 출금해 김씨에게 전달하거나, 김씨가 지정한 계좌로 송금했다고 한다. 이후 김씨가 돈을 다 쓴 뒤 자신에게 돌려줬고 이를 화천대유에 변제했다는 게 이씨 설명이다. 검찰은 이씨가 화천대유에서 빌린 채무를 김씨가 대신 변제해주는 과정에서도 부정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이 김씨 주변인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은 김씨를 압박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관한 진술 변화를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김씨가 태도에 변화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검찰은 김씨의 입을 열기 위해 그가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에 100억원대 수임료를 지급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 법무법인은 수임료가 보도된 액수에 훨씬 못 미치며, 현재까지 120회에 이르는 재판과 수사 대응 등을 감안하면 문제 될 금액이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김만배 씨의 자해로 중단된 대장동 재판이 오는 13일 재개된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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