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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2023 미국경제학회(AEA)’에선 올해 글로벌 경제에 대한 석학들의 비관론이 쏟아졌다. 각국 중앙은행의 경쟁적인 금리 인상 여파가 본격화할 것이란 진단이다. 장기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후유증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경기가 둔화하더라도 구조적 침체 위기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사진)는 “고물가에 대응한다는 논리로 미 중앙은행(Fed)이 무기(통화정책)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올해 경기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물가가 이미 떨어지고 있는데 Fed가 ‘과거 잣대’를 바탕으로 긴축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 역시 “올해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완만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퍼먼 교수는 “팬데믹 이후 고용·소득 감소에 대한 걱정 때문에 통화를 지나치게 많이 풀었고 재정정책도 과도했다”며 “결과적으로 ‘물가 상승→통화 긴축→경기 둔화’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지금 상황이 낫다는 게 그의 평가다. 당시엔 소득 하위 50%의 타격이 컸으나 이번엔 하위 50%의 소득 하락률이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양날의 검’과 같은 공격적인 부양책 덕분이다.
이번 총회의 한 세션에 참석한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는 “경기침체는 Fed의 기본 가정이 아니다”며 “설령 오더라도 짧고 얕을 것”이라고 전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주요국 간 연대가 약해지고 제3 세계에 대한 지원이 오히려 지연되고 있다”며 “식량과 에너지 가격이 단기간 너무 많이 뛰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냉전이 가속화하며 세계화가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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