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장성에서 제조업을 하는 B사는 아예 현지 관료에게서 인수 적격 기업 리스트를 전달받았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B사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철수하고 싶어도 수년째 중국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8일 경제계에 따르면 중국 내 경영 환경 악화로 철수를 결정한 한국 기업이 청산 혹은 법인 매각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예상치 못한 규제에 가로막히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 조치와 경기 위축,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붕괴 등으로 중국을 떠나려는 기업이 늘자 외국인 투자 성과를 유지하려는 지방정부 관료가 이런저런 규제를 들어 철수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가치 하락에 투자금 회수까지 막혀 ‘눈물의 손절’을 택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방정부들은 한국 기업의 청산을 마지막 과세 기회로 보고 전례 없이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토지 매각 차익의 최대 60%를 부과하는 토지증치세(부가가치세)에 예상하지 못한 환경 관련 벌금 등 각종 세금과 벌과금을 내고 나면 국내 송금액이 청산금액의 15~20%에 불과한 사례도 많다는 후문이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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