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들 ‘삼성스팩 3인방’은 이미 공모가를 훌쩍 넘어섰다. 삼성스팩4호는 공모가의 세 배에 달하는 55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머스트스팩5호와 삼성스팩6호도 공모가 대비 80% 넘게 올랐다. 다른 증권사가 발행한 스팩은 대부분 공모가인 2000원 초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신영스팩6호, 대신밸런스제10호스팩 등이 오르긴 했지만 모두 합병 기업을 찾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일부 중소형주가 특별한 호재나 기초체력 개선이 없는데도 급등하는 장세가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1년간 급등세를 이어온 삼천리는 이날 5.4% 오른 44만9000원에 마감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작년 1월 9만원이었던 주가가 5배 넘게 올랐다. 중소형 지주사인 세방도 이날 0.93% 오르며 최고가로 치솟았다. 세방은 작년 7월 저점 대비 4배 가까이 상승했다.
스팩은 고점에서 매수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주가가 오르면 합병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스팩 급등세가 무한정 지속될 수 없다. 스팩 열풍이 개미들 간 폭탄 넘기기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011년 6월 1차 스팩 광풍 당시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기관은 주가가 치솟자 미리 투자한 스팩을 일제히 팔아치웠다. 추격에 나선 개인들은 고점에서 물량을 받아 막대한 손해를 봤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합병 비율을 정하는 스팩 특성상 고점에 물리면 영원히 투자금을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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