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코스피지수는 2.63% 상승한 2350.19에 거래를 마쳤다. 13일 만에 종가 기준 2300선을 다시 회복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3일 2218.68까지 떨어지며 2200선 붕괴 위기에 몰렸지만 이후 나흘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1.78% 상승한 701.21에 거래를 마감했다.
8일 발표된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22만3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20만 명)를 웃돌았다. 반면 시간당 임금은 전월 대비 0.3% 올라 예상치(0.4%)보다 낮았다. 고용이 강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임금 상승세)만 꺾이면서 미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강해졌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9일 원·달러 환율은 25원10전 내린 달러당 1243원50전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240원대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해 6월 3일 이후 7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증시에는 외국인(6584억원)과 기관(7409억원)의 순매수가 크게 유입됐다. 이들은 특히 반도체 업종을 집중 매수했다. 4분기 ‘어닝 쇼크(실적 악화)’ 발표를 계기로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축소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전자는 2.88% 상승한 6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3.49% 급등했다. LG에너지솔루션(4.50%), LG화학(5.05%) 등 2차전지주도 모처럼 급등세를 보였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장사 실적이 증시에는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분석도 힘을 받고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6개월 뒤 상황을 선반영하는 증시 특성상 기업 실적 둔화, 높은 물가 상승률 등은 현재 증시 수준에 선반영돼 있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적어도 지수 하방을 지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Fed가 강경한 매파적 발언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꺾이지 않는 임금 상승률이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강화되는 모양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대로 6%대 수준으로 발표된다면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데 그칠 확률도 커질 것”이라며 “하락하고 있는 에너지 가격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고 있는 만큼 지수가 상단을 뚫기는 쉽지 않아도 하단을 지키는 시장 환경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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