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절도 용의자를 추격하던 경찰차가 충돌 사고를 내 무고한 10대 2명이 사망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미 루이지애나주 배튼루지 카운티 교외의 아디스 마을 소속 경찰관 데이비드 카우스론(42)은 이웃의 차량을 훔쳐 달아난 20대 절도 용의자를 쫓아 경찰차를 몰던 중 브러슬리 마을의 한 교차로에 당도했다.
한창 속도를 내던 카우스론의 경찰차는 빨간색 정지신호를 무시한 채 달리다 사건과 전혀 관계없는 한 차량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상대 차에 타고 있던 매기 던(17·여)과 캐롤라인 질(16·여) 등 여고생 2명이 사망했고, 매기의 오빠 리엄 던(20)은 중태에 빠졌다.
카우스론은 경찰에 체포됐으며, 곧 대배심에 회부돼 과실치사상 혐의에 대한 기소 여부가 가려질 예정이다.
배튼루지 검찰은 "사이렌과 경찰차는 빨간불을 무시하고 달릴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게 아니다"라면서 이번 추격은 "치명적인 실수"라고 말했다.
검찰은 카우스론 외 다른 배턴루지 경찰관들에 대해서도 해당 절도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무리하게 뒤쫓을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지 경찰도 자체적으로 카우스론 등 소속 경찰관들이 가담한 이번 추격전이 제한 규정에 어긋났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반면, 시카고의 앤드루 스트로 변호사는 "내 경험상 경찰관이 추격전을 벌였다는 이유로 기소된 적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2020년 경찰의 범인 추격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는 455명에 달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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