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 중국에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상품으로 내걸며 고객 유치에 나선 은행이 등장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영은행인 중신은행의 홍콩 지점은 이중 통화 신용카드를 만들고 최소 400만홍콩달러(약 6억4000만원)를 입금한 고객에게 화이자의 코로나19 2가 개량 백신의 1회 접종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포시즌스 호텔 숙박료 15% 할인 등 다른 혜택과 함께 mRNA 백신을 자금 예치 상품으로 선보인 것이다.
중국은 세계적으로 보급된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백신 대신 자국에서 개발한 자체 백신으로 접종을 진행해왔다. 중국이 보급한 백신은 중국 업체인 시노팜과 시노백이 만든 불활성화 백신이다. 이 백신은 독성을 없앤 바이러스를 체내에 주입해 항체를 생성하는 방식이지만 mRNA보다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월 홍콩대 의대 연구팀은 80세 이상에서 시노백 백신의 감염 예방률이 60.2%를 기록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화이자 백신(84.5%)에 비해 효과가 약했다.
중신은행의 백신 상품 도입은 지난 8일 중국이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정책의 일환으로 본토와 홍콩 내 자국민 간 왕래를 재개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홍콩 시민들은 화이자 백신의 무료 접종이 가능하지만 실제 주사를 맞기란 쉽지가 않은 상황이다. 본토인들이 몰려들 수 있다는 소식에 무료 mRNA 백신 접종 예약이 가득 차 오는 3월에야 접종이 가능할 정도여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홍콩에서 코로나19 백신의 4차 접종을 받은 시민 수는 전주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중신은행으로선 일종의 의료관광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홍콩 시민들뿐 아니라 중국 본토에서 거주하고 있지만 mRNA 백신을 맞으려는 이들에게도 중신은행의 백신이 해답이 될 수 있어서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홍콩을 방문한 중국 본토인들의 수는 4400만명에 달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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