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일본 만화 '슬램덩크'가 영화로 돌아와 국내 극장가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노재팬'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진보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돌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발단은 이 커뮤니티의 회원이 슬램덩크 관람 후기였다. 그는 지난 6일 "노재팬이라 볼까 말까 고민했는데, 워낙 의미 있는 만화라 안 볼 수가 없었다"며 "다들 시간 되시면 큰 화면과 빵빵한 사운드로 보라"고 적었다.
이후 이 글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면서 일부 누리꾼들은 "노재팬 끝났나", "선택적 노재팬", "말로만 노재팬" 등 조롱 섞인 비판을 내놨다. 노재팬 운동을 강조하는 커뮤니티에서 슬램덩크 관람 후기가 올라오는 것은 모순이라는 취지의 지적이었다.
그러자 해당 커뮤니티에서는 또다시 '슬램덩크는 괜찮다'는 의견과 '슬램덩크도 보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면서 확전이 거듭됐다. 전자의 누리꾼들은 "불매를 계속해나가는 것은 중요하지만, 슬램덩크는 좋아한다", "노재팬을 왜 강요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노재팬이 분명 대세였는데, 슬램덩크 앞에 옛말이 된 것 같다", "(슬램덩크를 보는 사람들은) 자존심도 없는 개돼지들이니까", "영웅은 봤지만 슬램덩크는 안 본다", "일본이 우리에게 한 걸 생각하면 볼 수가 없다" 등의 반응도 나왔다.
한편, 노재팬 운동은 2019년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이후 반일 감정이 극대화되면서 전개됐다. 다만 최근 들어 일본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일본산 제품을 찾는 이들도 부쩍 늘어 노재팬이 3년 만에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