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 지원자가 단 한명도 없는 학과가 26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원자 '0명'인 학과는 모두 비수도권 대학에서 나왔다.
10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정시 모집에서 지원자가 '0명'인 학과는 전국 14개 대학에서 26개학과였다. 4년 전인 2020학년도에 3개 학과였던 것과 비교하면 8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정시모집 최종 경쟁률을 공개한 전국 208개 대학을 분석한 결과다.
지원자 '0명' 학과는 해마다 급격히 늘고 있다. 2020학년도 3개에 그쳤던 수치는 2021학년도 5개, 2022학년도 23개로 불어난 후 올해는 더 늘었다.
계열별로는 인문계열에서 16개 학과(61.5%), 자연계열에서 10개 학과(38.5%)에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자연계열의 경우 2020학년도엔 지원자 0명인 학과가 하나도 없었지만, 2021학년도 1개, 2022학년도 9개로 늘어났다.
학과 개수 아닌 모집 인원으로 따지면, 지원자 0명 학과의 규모는 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58명을 모집하는 23개학과에서 정시 지원자가 0명이었다면, 올해는 445명을 모집하는 26개 학과에서 0명이었던 것이다. 경북 A대학에선 에너지 관련 학과가 정시로 64명을 모집했지만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고, 전남 B대학도 군사학과에서 23명을 뽑으려 했지만 지원자가 없었다.
이 학과들은 모두 비수도권 대학에서 나왔다. 경북 지역 대학에서 10개 학과가 나오며 가장 많았다. 경남(4개), 전남(4개), 부산(2개), 충남(2개), 충북(2개), 강원(1개), 전북(1개)가 뒤를 이었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지원자 0명인 학과가 하나도 없었다. 지방에서도 대전, 대구, 광주, 울산, 제주 5개 지역에선 발생하지 않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원자 0명이라는 극단적 상황에 처한 학과는 더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며 “학생을 선발할 능력을 사실상 상실한 학교들"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정부에서 적극적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대응책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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