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지수 상승세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며 증시 하락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반등세에도 불구하고 개인은 연초 이후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았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나타났다. 전날까지 2469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 ETF는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상품이다. 지수 일일 변동률을 2배 추종하므로 ‘곱버스’라고 불린다. 개인 순매수 2위인 한국항공우주(833억원)와 비교하면 곱버스 상품에 3배 더 많은 투자금이 몰렸다. 개인들은 코스피200 지수 수익률을 1배 역으로 추종하는 ‘KODEX 인버스’도 422억원 사들였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3일 장중 2200선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4일부터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9일엔 종가기준으로 2350선을 회복했다. 삼성전자, LG전자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헀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에는 실적이 개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주가가 상승했다. 시가총액이 큰 이들 종목이 오르자 코스피지수 역시 동반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지수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모양새다. 코스피지수가 2.6% 상승한 지난 9일에도 개인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1111억원어치 사들였다.
증시가 상승하자 단타성 수익을 노린 개인 투자자들이 빠르게 포지션을 변경했다는 분석이다. 연초 이후 개인은 코스피지수가 상승해야 수익이 나는 ‘KODEX 레버리지’ ETF를 1313억원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KODEX 레버리지를 1251억원 사들이며 개인의 매도 물량을 대부분 받아냈다.
외국인은 개인과 반대 행보를 보였다. 올해 들어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약 966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에서도 외국인과 개인 투자 행태는 엇갈리고 있다. 개인은 올해 들어 전날까지 삼성전자를 7196억원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은 7225억원을 사들이면서 개인 매도 물량을 대부분 받아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를 저점에 산 개인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단타성 매매에 나서는 모습”이라며 “반대로 이미 물린 투자자들의 손실을 줄이려는 수요가 매도세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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