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vs -2.9%…작년 서울 하락폭 뭐가 맞지?

입력 2023-01-11 18:02   수정 2023-01-12 01:10

작년 서울 아파트 가격 낙폭이 부동산 통계 기관마다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공식 부동산 통계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은 서울 아파트값이 7%대 하락한 것으로 집계한 반면 민간 통계기관인 KB부동산과 부동산R114의 하락률은 3%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수요자는 어느 통계를 토대로 대출이나 내 집 마련 전략을 세워야 할지 헷갈린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주간 기준 누적 7.2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값도 1년 새 7.25% 하락했다.

KB부동산의 경우 서울은 -2.96%, 전국은 -3.12%의 누적 변동률(월간 기준)을 기록했다. 부동산R114도 서울과 전국이 각각 1.45%, 2.01% 하락해 부동산원보다 하락 폭이 작았다.

부동산 시세가 이같이 제각각인 이유는 통계 산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부동산원과 KB부동산은 주요 아파트 표본을 정해 시세를 산출하는 방식인 데 비해 부동산R114는 120만 가구를 전수 조사하는 방식이다. 부동산원은 주간 시세 동향은 아파트 3만2000가구, 월간은 아파트 3만5000가구를 표본으로 한다. KB는 작년 11월부터 기존 3만1800가구였던 아파트 표본을 6만2000가구로 확대했다.

조사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부동산원은 전문 조사원이 호가, 실거래가 등을 조사해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적정 가격’을 정한다. 반면 KB와 부동산R114는 중개업소 관계자가 시세를 입력하고 추가 검증하는 방식이다. KB는 표본주택이 거래된 경우엔 실거래가격을, 거래되지 않은 경우는 매매사례비교법에 따른 조사 가격을 넣는다. 부동산R114는 중개업소로부터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한 금액을 받는다. 대체로 호가보다 낮다는 설명이다.

같은 가격을 넣어도 기관마다 변동률 산정식이 다른 만큼 결과가 차이가 날 수 있다. 예컨대 세 개 기관 중 가장 낮은 하락률을 보인 부동산R114의 시세 산정식엔 고가 단지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고가 아파트는 하락장에서 상대적으로 시세가 떨어지지 않아 다른 기관보다 낙폭이 적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시장 상황을 적확하게 반영하는 통계가 없어 수요자 혼란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원은 표본 재설계, 외부 검증위원회 운영 등을 추진해 통계 신뢰성을 높이는 작업을 계속 진행 중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상승장에선 중개업소가 직접 가격을 입력하는 민간 통계 기관이, 하락장에선 조사원이 조사하는 부동산원이 더 민감하게 시장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관마다 통계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계속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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