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2023’은 올해 부동산 시장의 혼돈을 의미한다. 금리인상과 물가상승 등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부동산 시장뿐 아니라 건설·개발 산업 전반에 극심한 혼란이 예상됨에 따라 주요 키워드로 선정했다. ‘트렌스호머(trans-homer)’는 자신의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능동적으로 반영하고, 집을 투자의 대상에서 ‘집 본연의 가치 중심’으로 인식하는 트렌드이다. ‘탐색과 모색’은 올해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건설·부동산 산업의 트렌드를 반영한 키워드이다.
3대 키워드를 토대로 찾은 7대 부동산 트렌드는 △끊어진 자산체인 △올패(敗) 시장 △공간창조 시대 △Out of Home(아웃 오브 홈·외부 활동 증가) △위드시니어(With Senior) △인펫(In-Pet)가구의 등장 △우선 생존으로 선정했다.
올해는 경제여건 변화에 따른 건설·부동산 시장의 영향, 위드코로나 전환에 따른 라이프타일의 변화 및 주거공간의 변화, 전방위적 위기에 직면한 건설·부동산 업계의 현황과 대응이 주요 트렌드로 다루어졌다.
첫 번째 트렌드는 ‘끊어진 자산체인’이다. 주식과 비트코인, 아파트 등으로 연결되었던 자산증식의 체인이 끊어지고 금리인상, 물가상승, 원자재 수급불균형 등으로 건설·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개발, 건설, 유통, 운영 등 건설·부동산 산업의 밸류체인마다 경고음이 울리고, 신규사업은 축소될 전망이다.
두 번째 트렌드는 ‘올패 시장’이다. 금리인상으로 인해 국내 주택시장은 집주인, 전·월세 세입자 모두가 힘겨운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부담이 커지면서 매매→전세, 전세→월세로 전환되는 사례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새해에도 높은 월세 비중이 유지될 전망이다. 아파트 가격은 완만한 하락, 전·월세 가격은 보합세가 예상된다.
세 번째 트렌드는 ‘공간창조 시대’이다. MZ세대(198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주택시장 진출과 영향력 확대에 따라 아파트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바뀐다.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개성과 취향을 반영하는 공간창조 시대가 되고 있다. 한편 건설회사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합리적인 분양가와 다양한 옵션을 제시할 전망이다. 건설회사의 공간기획 능력, 품질 및 서비스 관리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네 번째 트렌드는 ‘Out of Home(아웃 오브 홈)’이다. 코로나19에 대한 위기감이 낮아지며 일상생활이 회복되고 있다. 트렌드 설문조사 결과 집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외식, 스포츠 여가활동 등 외부활동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또 집콕 탈출과 위드코로나로 집-외부의 경계공간인 커뮤니티 시설에 대한 활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업무공간, 학습공간 등 입주민 이용에 제한을 두는 커뮤니티 시설이 늘어나면서 예약제, 일부 회원제처럼 운영관리도 다양해지고 있다.
다섯 번째 트렌드는 ‘위드시니어’이다. 국내 인구는 감소하고, 고령인구 비중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요양, 양로시설과 함께 건강한 고령자에 대한 주거서비스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 거주지를 기반으로 생활의 불편함과 위험을 줄여줄 수 있는 시설과 장치가 중요해지면서 공동주택에서도 전용, 공용공간 내 고령자를 위한 커뮤니티 시설과 서비스 확충이 중요해지고 있다.
여섯 번째 트렌드는 ‘인펫가구의 등장’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20%에 달하면서 관련 산업의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하며 반려동물을 위해 일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펫(In-Pet)가구의 등장에 따라 유치원, 놀이시설과 같은 전용시설과 의류, 의료 등 고가의 서비스 상품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공동주택에서도 인펫가구를 위한 반려동물 전용 시설과 서비스가 증가되는 추세이다.
일곱 번째 트렌드는 ‘우선 생존’이다. 올해 건설부동산 산업은 사업비 증가와 수요 감소로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신규 사업보다는 기존 추진 사업들에 대한 정비와 마무리를 통한 우선생존에 역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 사업별로 선택과 집중에 주력하는 한편 저평가된 부동산과 일시 중단된 사업 등을 탐색하며 또 다른 기회를 모색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개인 투자자도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터득한 학습효과를 바탕으로 기회에 대한 탐색과 모색에 나설 전망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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