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영끌족'의 성지로 불리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집값이 3년 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집값 상승기 형성된 거품이 상당 부분 걷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1월 둘째 주(9일) 전국 아파트값은 0.52% 하락했다. 서울은 0.45% 내리며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으로 낙폭을 줄였다. 인천과 경기도 역시 각각 0.73%, 0.72% 내리면서 전주 대비 낙폭이 축소됐다.
다만 하락 거래가 이어지면서 서민 주거지가 밀집한 '노·도·강', '금·관·구'에서는 2020년 수준으로 가격이 내려간 거래도 다수 발생했다. 노원구 상계동 '은빛1단지' 전용 59㎡는 지난 6일 4억5000만원(6층)에 팔렸다. 2021년 고점 6억3500만원(10층)에 비해 1억8500만원 내리면서 2020년 6월과 비슷한 가격대가 됐다.
상계동 '수락산벨리체' 전용 134㎡도 지난 7일 8억원(7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5월 기록한 최고가 11억3500만원(5층)에 비해 3억3500만원 내렸는데, 역시 2020년 5월 수준의 가격이다.
강북구 번동 '주공1단지' 전용 49㎡도 지난 5일 4억9500만원(7층)에 손바뀜되며 5억원 선이 무너졌다.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이 4억원대 거래된 것은 2020년 6월 이후 2년 7개월여 만이다. 미아동 '두산위브트레지움' 전용 59㎡ 역시 7억5000만원(19층)에 매매돼 2020년 가격대로 돌아갔다.
구로구에서는 개봉동 '현대' 전용 84㎡가 지난 9일 7억1000만원(20층)에 팔렸다. 이전 최고가에 비해 3억원 내렸는데, 2020년 5월 같은 면적이 동일한 가격에 거래된 바 있다. 금천구 시흥동 '관악우방' 전용 84㎡도 지난 3일 5억9000만원(11층)에 거래되며 2020년 6월 시세로 회귀했다.
자치구별로도 노·도·강, 금·관·구 지역은 서울 평균보다 낙폭이 큰 곳이 많았다. 노원이 0.77% 하락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낙폭이 가장 컸고 도봉구는 0.7%, 금천구는 0.53%, 강북구는 0.45% 내렸다.
한국부동산원은 실수요자들의 관망이 지속되며 하락세가 나타났지만, 낙폭은 둔화했다고 진단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추가 금리인상 예고와 급매물 중심의 간헐적 매수 문의만 존재하는 관망세"라면서도 "1·3 대책 발표에 따른 기대심리로 하락세는 둔화했다"고 짚었다.
인천의 경우 송도국제도시가 위치한 연수구가 1.01% 내렸고 남동구(-0.84%)와 서구·계양구(각 -0.7%)도 하락했다. 경기에서는 광명시 집값 낙폭이 1.26%로 크게 나타났고 성남 수정구(-1.13%), 고양 덕양구(-1.04%), 화성시(-1.02%) 순으로 내렸다.
1월 둘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0.76% 하락하며 전주(-0.82%) 대비 낙폭이 축소됐다. 서울은 1.05% 내렸는데, 추세적인 수요 증가는 없었지만 봄 이사 철 대비 및 일부 학군 이주 수요로 하락 폭이 줄었다는 평가다. 인천은 송도국제도시 입주 물량 등의 영향으로 0.96% 내렸고 경기는 양주시(-3.05%)와 광명시(-1.61%), 고양시 덕양구(-1.59%) 등의 하락세가 지속되며 1.06% 낮아졌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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