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정부가 수입산 달걀 물량 확보·공급에 나선 데 대해 국내 산란계 농가가 "생산자 말살정책"이라며 반발했다.
12일 대한산란계협회의 안두영 회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계란 생산 규모 증감을 통해 수급을 조절하기 보다 수입에 치중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소비자 기만행위이자 생산자 말살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라도 계란수입·비축 '헛발질 정책'을 중단하고 생산자와 협력하면서 상식이 있는 정책을 추진하라"고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오는 15일부터 수입한 스페인산 신선란 121만개가 대형마트와 식자재 업체 등에 공급된다. 정부의 달걀 수입은 2021년 12월 '달걀 파동'(달걀값 급등) 이후 13개월 만이다. 이번에 수입된 양은 국내 하루 달걀 생산량(약 4500만개)의 2.7%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향후 AI 확산 추이와 달걀 공급 상황 등을 고려해 필요 시 미국산 달걀 수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달걀값 상승에 대해 산란계협회는 생산원가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특란 한 판(30개)의 전국 평균 소비자 가격은 6628원으로 최근 5년 평균 가격(5629원)보다 18%가량 높은 수준이다. 한 판에 7000원을 웃돈 지난해 4~6월 당시보다는 가격이 안정됐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3% 높은 수준이다.
협회 측은 현재 계란 소비자 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3% 상승한 데 대해 AI 발생에 따른 생산량 감소 때문이 아니라 생산원가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사료 가격이 25.4% 오른 게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지난 10일 기준 AI로 인한 산란계 살처분 마릿수는 273만마리로, 이는 지난해 전체 살처분 마릿수의 약 55%"라며 "현재 추세상 특별한 경우가 발생하지 않는 한 계란 값에 영향을 줄 정도의 살처분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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