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더 글로리'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에 등장하는 직업인 기상 캐스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양태빈 SBS 기상 캐스터는 최근 유튜브 채널에 '실제 방송국에 박연진 같은 기캐가 있다?'라는 제목으로 '더 글로리' 리뷰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양태빈은 '더 글로리' 속 박연진(임지연 분)의 기상 캐스터 설정을 실제와 비교했다.
그는 "드라마에 나오는 장면들이 실제와 흡사한 것도 있지만 상당히 다른 부분도 있어서 현직 기상캐스터로서 '더 글로리'에 나오는 박연진 역의 기상 캐스터 리뷰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먼저 박연진이 방송국에서 갑질을 하고, 외부 사람을 고용해 원고를 대신 쓰게 한다는 설정에 대해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양태빈은 "기상 캐스터가 본인 원고를 작성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 자체는 현실과 동일하지만, 기상 캐스터는 직접 출근해서 기상청에서 주는 정보를 바탕으로 원고 작성하고 방송에 쓰이는 그래픽까지 직접 마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돈으로 외부 사람을 고용해 원고를 대신 :쓰게 한다는 건 완전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상 캐스터를 위한 대기실도 따로 없다고 밝혔다. 양태빈은 "저희가 방송에 나오긴 하지만 똑같은 회사원"이라면서 "사무실에서 다른 기자들, 선배들과 함께 각자의 데스크에 앉아서 일하고 있다. 그러다 잠깐 나가서 방송하는 거다. 코디나 작가가 따로 붙어서 일하는 분위기는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돈으로 뉴스 시간대를 변경하는 것 역시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일이라고 했다. 양태빈은 "광고를 붙여서 시간대를 옮긴다는 설정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전무후무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아울러 "드라마에서 나이로 밀려서 새벽 시간대로 옮겨졌다고 하는데 새벽 시간대가 그렇게 안 좋은 것도 아니다. 아침 뉴스도 프라임 뉴스 중 하나다. 시간대별로 밀리고 말고는 없는 것 같다. 결국 저희는 다 순환 근무다. 돌아가면서 맡는 것일 뿐, 옛날처럼 누가 어디서 밀려났다는 이런 건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진 않다"고 설명했다.
월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극 중 박연진은 "이 방송국은 나한테 달에 꼴랑 220만원을 주지만, 내 남편은 이 방송국에 2억 2000만원을 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양태빈은 "회사마다, 맡은 뉴스마다, 연차마다, 사람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많이 다르긴 합니다만 기상 캐스터 이것보다는 더 많이 번다"고 했다.
그는 "여기에서 말하는 금액은 솔직히 제가 대학생 때 벌었던 정도의 금액"이라면서 "속 시원하게 밝혀드리긴 어렵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월급보다는 두 배 이상은 받고 있다. 또 우리는 프리랜서라서 회사 외에도 많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 역량에 따라 돈을 버는 건 상당히 다르다"고 전했다.
기상 캐스터는 재력가와 결혼한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부자와 결혼하기도 하고, 평범하게 하기도 한다"고 답했다. 다만 "화면에 비치는 직업이다 보니 만날 수 있는 이성의 폭이 넓어지는 건 사실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태빈에 앞서 김가영 MBC 기상 캐스터도 "적당히 화려한 직업? 힘들게 일하는 직업"이라며 직업과 관련해 생길 수 있는 오해를 바로잡았다.
그는 "일상뿐 아니라 안전도 책임진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면서 "원고를 대신 써준다? CG 의뢰부터 취재와 원고 작성까지 오롯이 캐스터의 몫이다. 때로는 제보 사진, 음악과 의상 소품까지도 직접 챙긴다"고 설명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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