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뛰고 부동산 얼어붙자 가계대출 18년 만에 꺾였다

입력 2023-01-12 18:16   수정 2023-01-13 02:21

지난해 은행의 가계대출이 18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금리 인상 여파로 가계대출 수요가 얼어붙은 것이다. 정기예금에는 20년 만에 가장 많은 시중자금이 몰렸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12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058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조6000억원 줄었다. 연간 기준으로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1년 새 20조원 늘었다. 하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22조8000억원 줄었다. 과거 부동산과 주식시장 활황 때 급격히 늘었던 기타대출이 작년에는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로 급감했다. 황영웅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금리가 높아진 데다 가계대출 관련 규제도 지속되면서 전체 가계대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은 작년 말 1170조3000억원으로 1년 새 104조6000억원 증가했다. 증가 규모는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107조4000억원 증가)에 육박했다. 지난해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은행 대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은행 예금은 1년 전보다 107조4000억원 늘어난 224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정기예금은 200조1000억원 급증했다. 정기예금 증가폭은 200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20년 만의 최대다. 수시입출금식 예금에서는 지난해 104조9000억원이 빠져나갔다.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미현/이인혁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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