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모 사회복지시설에서 발생한 원생 간 성폭력과 아동학대 사건을 알고도 은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 원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12일 청주지법 형사4단독(남준우 부장판사)은 아동학대 범죄 처벌 특례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배임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또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아동 관련 기관 5년간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2018년 1월부터 2년간 원생 4명이 다른 원생들로부터 강제추행 등의 피해를 봤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은폐하고 방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19년 1월부터 13개월간 시간외수당을 허위로 청구해 780여만원의 보조금을 횡령했고, 자기 아내에게 수익용 재산을 저렴하게 임대해 이 시설에 피해를 주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동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올바로 수행해야 했지만 이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오히려 성 관련 비위를 은폐하고 축소했다"면서 "자신의 급여와 시간외수당에만 관심을 보였고, 시설에서 가상화폐를 채굴한 정황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이 시설은 폐쇄됐고, 이곳의 아동과 청소년들은 다른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한편, 이 시설에서 일하며 원생들에게 신체·정서적 학대를 가한 혐의로 기소된 종사자 2명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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