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들이 소폭 상승했다. 물가상승이 둔화됐다는 소식에 시장은 안도했지만 지나치게 들뜨지도 않은 분위기였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6.96포인트(0.64%) 상승한 34,189.97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3.56포인트(0.34%) 오른 3,983.1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9.43포인트(0.64%) 상승한 11,001.10에 각각 장을 마쳤다.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5%로 월가 예상치(6.5%)에 부합했다. 작년 6월 9.1%까지 치솟았던 전년 동월 대비 CPI는 하락세를 거듭해 6%대로 떨어졌다. 11월의 7.1% 상승보다도 다소 완화된 데다 2021년 10월 이후 1년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물가상승이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인식됐다.
12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0.1% 하락해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월 대비 5.7%, 전월 대비 0.3% 각각 올랐으며, 모두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다만 상승폭이 둔화됐을 뿐, 절대적인 수치는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사장의 긴축 우려를 100% 해소하지 못했다. 3대 지수 모두 상단이 제한되면서 1%를 넘지 못한 배경이다. 투자자문업체 애스피리언트의 샌디 브래거 최고고객분야대표(CCO)는 "시장이 CPI 통계 소식을 반긴 것을 확실하지만, 과도하게 흥분하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번 물가지표 발표 후 미 중앙은행(Fed)가 이달 31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2월 FOMC 회의에서 Fed가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확률을 96.2%로 반영했다. 전날의 76%에서 크게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들도 Fed의 긴축 행보에 명분을 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1월1~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5000건으로 전주 대비 1000건 줄었다. 이는 15주 만의 최저치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21만명)도 밑돌았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노동 시장은 예상보다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Fed가 그간 노동시장 과열에 따른 임금상승이 고물가를 자극할 것으로 우려해 온 만큼 긴축 경계감은 확산됐다.
S&P500 11개 업종 가운데 8개 업종이 올랐다. 에너지(+1.87%) 부동산(+1.09%) 통신(+0.83%)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헬스 업종만 하락했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엔비디아(3.19%), AMD(2.52%) 등 반도체주가 상승했다. 메타(2.87%), 넷플릭스(0.88%), 마이크로소프트(1.16%) 등 빅테크주도 줄줄이 올랐다. 테슬라는 0.28% 오르는 데 그쳤다. 최근 폭등세를 이어간 '밈 주식'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이날도 50.14% 크게 뛰었다.
투자자들은 다음날 발표될 기업들의 실적을 주시하고 있다. 오는 13일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대형은행이 실적을 공개한다. 같은 날 델타항공의 실적 발표도 예정됐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