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전 세계서 사치품에 가장 돈 많이 쓴다"

입력 2023-01-13 17:17   수정 2023-01-13 17:21


한국인이 지난해 전 세계에서 1인당 명품(사치품) 소비를 가장 많이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한국인의 지난해 명품 소비 지출이 168억달러(약 20조9000억원)로 전년보다 24%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1인당 평균으로 계산하면 325달러(40만4000원)에 이른다.

한국인의 1인당 명품 소비 지출은 중국의 55달러(약 6만8000원)와 미국의 280달러(약 34만8000원)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명품 수요는 구매력 향상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지위를 과시하려는 욕구에 의해 주도된다"며 "외모와 재정적인 성공은 다른 나라보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더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응답자 22%만이 명품을 과시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일본인은 45%, 중국인은 38%가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보고서는 "거의 모든 한국의 유명 연예인이 명품 브랜드의 앰버서더(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물론 한국인의 구매력이 향상된 영향도 크다. 한국은행 집계 기준 가계 순자산은 2021년 11% 증가했다. 한국 가계 순자산의 76%가 부동산에 쏠려있는데 2020년 이후 집값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명품 브랜드는 한국에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이탈리아의 명품 아웃도어 브랜드 몽클레르는 한국에서 지난해 2분기 매출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보다 배 이상 늘었다. 까르띠에의 리치먼드 그룹도 지난해 한국 내 매출이 2021년과 2020년보다 두 자릿수 증가했다고 전했다.

다만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는 명품 소비성향 등을 분석하는데 '1인당 소비'를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싱 웨이웨이 베이앤드컴퍼니 파트너는 CNBC에 "명품은 대중을 겨냥한 제품이 아니어서 중산층 이상 인구수를 감안하는 것이 명품 소비 태도를 측정하는데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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