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와 ‘보복 소비’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3년간 불황에 허덕이던 여행업계는 모처럼 해외여행 상품 ‘완판’을 경험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맞는 첫 번째 설 연휴 특수다. 여행업계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해외여행 대기 수요가 만만치 않다고 분석해 여름 성수기 영업전략을 재점검하고 있다.
13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설 연휴인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예약 현황을 분석한 결과, 1만5000명가량이 해외여행 상품을 예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설 연휴보다 70배 이상 늘어났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20년의 절반 수준을 웃돈다. 항공편이 아직 정상화되지 못했고 주요국 휴양지의 인력 문제를 감안하면 선전하고 있다는 게 여행업계의 설명이다.
해외여행은 대부분 동남아시아와 일본을 찾는 일정이었다. 동남아 비중이 54%로 절반 이상이고, 일본이 30%로 그 뒤를 이었다.
다른 여행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모든 상품을 통틀어 설 연휴 출발 좌석은 90% 이상 팔렸다”며 “일본 오사카는 좌석을 확보하자마자 100% 판매됐다”고 말했다. 한진관광도 “가고시마 골프 여행 전세기는 오픈 즉시 완판됐다”고 했다.
여행업계는 설 연휴 기간 예약 및 판매 현황을 통해 여름 성수기 전략을 세울 예정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연말연시 판매 현황을 보면 올해 여행 수요는 코로나 이전의 90% 이상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겨울 성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영업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변수다. 지난 8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해제로 중국으로 떠나는 여행이나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으나 최근 분위기가 급변했다. 중국 정부가 한국의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 조치에 반발해 한국인의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하면서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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